이전 사이트 글 재업) 한국 번역회사 생존기 1 - 벌써 도망가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대원님들, 한국에 위치한 외국계 번역 회사에 뛰어들어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는 자입니다. 생존기를 찌러 왔습니다=징징거리러 왔어요.
팝콘은 잘 튀겨오셨나요?ㅋㅋ




영미도 대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있지요.
"신입 어서 와! 잘 왔어~ 자, 여기 앉아서 얼른 일 해!"
이런 곳은 DOMANG각이라고...


그런 DOMANG각이 선명히 떴지만 저는 DOMANG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뭔 말이냐면 입사 후 한 달도 지나기 전에 다국어 게임 번역 프로젝트에 배치됐기 때문이예요. 아직 신규 입사자 교육 중인데도요.
트라도스 쓸 줄 알고 번역, 검수 경력자인데다가 온라인 교육을 너무 빨리 & 좋은 성적으로(쓸데없이 커트라인 저 위로 시험을 통과했어요.) 이수했기 때문에 상사가 저를 금방 투입해버린 것이예요.
다른건 모르겠지만 온라인 교육 건은 대체 왜 그랬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정말 모르겠읍니다. 제게 눈치란 게 있었다면 좀 천천히 딱 커트라인만 통과했겠지요. 그런다고 실무에 던져버릴 줄 누가 알았겠읍니까. 일 빨리, 많이 맡기 싫으면 적당히 모르는 척, 못하는 척 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전에도 회사원이었고 지금도 회사원이지만, 역시 아직도 사회 생활은 어렵읍니다. orz


프젝에 배치됐다곤 해도 제가 직접 일해서 우당탕탕 빻도록 놔두지는 않고, 프젝이 완전히 제게 이관되기 전까지 프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사 자체 개발 툴 사용법, 제가 맡은 역할 등을 실제 프로젝트 문서를 다운로드 받아 이것 저것 건드려 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실무에 빨리 적응하라고 과제도 내 주고 있는데, 그래서 요즘은 심지어 오프라인 이론 교육 진도보다 선행한 단계의(...) 실무부터 배우면서 구르고 있어요. 여기도 실미도예요. 이해가 안 돼도 일단 따라해보고 빻아보면서 배우는 것이예요.


참, 저는 엄밀히 말하자면 번역가 자격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고, 리드 링귀스트(LL)입니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소스 파일 체크,  다른 번역가 작업물의 번역 품질 체크, 쿼리 답변, 고객사에 납품하기 전에 한 번 더 품질 체크를 하는 역할이예요. PM은 아니지만 PM처럼 프로젝트 전반에 관여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번역가는 아니지만 아주 급할 때는 짧은 글을 번역하는 일도 가끔 있다고 해요. '가끔'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가끔이어야 하는데.
아무튼, 제가 맡은 것이 게임 장기 프로젝트라서 경력에 도움이 되겠거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 3주 동안 구르면서 얻은, 대원님들에게 공유하기 좋은 팁과 정보는 이렇습니다.


1.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아직 익히는 중), 소프트웨어 번역 시 룰.(전반적인 스타일 가이드)
2. 큰 번역 회사에서는 작은 번역회사의 PM이 맡을 일을 부서별로 나눠서 분담.
3. 번역 품질이나 번역가 이슈가 발생했을 때(일 받아 놓고 아무 말도 없이 DOMANG, 상습적으로 납품 늦음, 미리 고지하지 않고 납품일에 납품 늦을 것 같다고 하기 등) 번역 공급자 DB 상에 기록 남고 경고가 누적되면 해당 번역가 비활성화.
4. 영미도 대장님 말대로, 앞으로도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가의 일을 뺏어갈 일은 없음.
5. 큰 번역 회사의 번역 공급자 DB에 작은 번역 회사들이 있음. 작은 번역 회사에 일을 주고, 그 작은 번역 회사는 자기 직원이나 프리랜서에게 일을 주는, 외주의 외주, 또는 외주의 외주의 외주를 하기도 함...외주셉션...
아마 요율이 낮은 회사는 그래서일 것입니다. 외주셉션 때무네,,


이 중에서 1번의 스타일 가이드 요약과 4번의 근거는 나중에 짬날 때 글 쪄서 오겠습니다.
아직 배울 게 많지만 실무에 들어가면 더 많은 팝콘각과(...) 더 많은 배울 점이 있겠지요. 그럼 나중에 다시 징징거리러 오겠습니다! ^q^
번역가 beyond beyond · 2019-04-10 09:57 · 조회 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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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6 12:25

    ㅋㅋㅋ알찬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