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번역가 일기 (1월 4일 1분 4,400원)



사실 일기를 어제 써야 했는데 그냥 잤습니다. 사유는 공동인증서?로 이름만 바뀐 공인인증서 때문입니다. 다들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쩌다보니 새해가 또 시작되었으나 저는 별로 바뀐 것이 없습니다. 까지 점을 딱 찍고 보니 바뀐 게 있군요. 오늘 밥먹고 로오히 하면서 모로 둔눠있다가 세무사님 전화를 받았는데... 제 과세표준 구간이 바뀌었다고 하십니다...

한국산업번역교육 교육비를 보시고 계산이 좀 되시는 분들은 (아무리 번역으로 1시간에 6만원 넘게 번다고 해도) 제가 번역 따위는 때려치고 이력서랑 샘플테스트 리뷰 보고 질문에 답변만 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렸죠...? 장사 잘 된다고 된장국에 넣어야 될 다시다값 아끼고 메뉴 연구 안 하면 손님 다시 안 온다고요. 저에게 번역은 그 자체가 돈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돈벌이를 위한 것입니다. 이 에이전시 저 에이전시 계약할 수 있는 대로 계약해보고 어떤 에이전시가 쓰는 툴은 개떡같으니 찰떡같은 트라도스로 우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등등을 위해 번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력서와 샘플테스트 리뷰 보고 새 교재에 넣을 재료 연구하는 일이 하루 일과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번역은 남는 시간에 하고요.

그리고 사실 저희는 고객을 가려 받고 있습니다.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지옥불맛 마라탕 먹겠다고 찾아오면 장사꾼 이전에 인간이니까 돌려보내야 하듯이요. 대문짝만하게 진짜 대문에 걸려 있는 지시사항을 안 읽고 문의부터 하시는 분, 초등학생도 안 틀리는 맞춤법을 틀리는 분께는 정중하게 번역가 일은 어려우실 것 같다고 답변드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안 되실 분들이 돈이랑 시간 낭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저희가 꼭꼭숨어라 수준으로 광고를 안 하는 이유도 저희를 자력으로 찾아내실 정도의 검색 능력을 갖춘 분이어야 저희 과정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번역의 팔할은 검색으로 이루어진 것.....

여튼 오늘... 엄밀히 말하면 어제도 뭘 했나 떠올려보니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일본어로 된 번역 관련 책을 읽었던 것도 같고... 받침에 따라 달라지는 한국어 조사를 틀린 샘플테스트를 본 것도 같습니다. 뇌는 괴로운 기억을 지우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관사 단복수일치 대소문자를 모두 올바르게 사용하시는 분을 하루에 두 분이나 뵈었는데 이건 이분들 이력이 다 기억날 정도로 생생하군요. 이걸로 올해 운을 다 쓴 게 아니길 바랍니다.

2020년 임윤동물원 어워드는 작성 중입니다. 설 전에는 올라가겠죠.
임윤 임윤 · 2021-01-06 01:21 · 조회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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