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번역을 도전한 중생...

안녕하세요.

가입한지는 한 두달쯤 됐고 이력서 돌리기 시작한지 한 달도 안 된 극한의 신생아입니다.

교재에도 나와있고 다른 분들 이야기도 들어보면 그래도 반년은 존버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지만 저는 원래가 성격이 급한 편이고 더군다나 나름 부모님이 만족(?)하셨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온 반백수 상태라 벌써부터 초조함이 느껴지네요 ㅎㄷㄷ

당연히 이력서 100군데도 아직 못돌렸어요. 샘플테스트는 딱 두번 해봤고요 ㅎㅎ

(그것도 연락온 곳이 한 군데고 나머지 한 군데는 그냥 사이트에서 샘플테스트 응시하게 되어있길래 해본... ㅠㅠ)

복붙이 불가능한데다 시간제한 크리 먹어서 첨삭도 못 받고 응시한 샘플테스트 ㅠㅠ 과연 붙을까요? ㅎ ...

아무튼 열심히 이력서 돌리는 중입니다.

제가 생각할때 이력서 돌리는 단계에서는 도중에 탈주하지 않을 멘탈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면 벌써 멘탈이 흔들리고 있거든요! 물론 이력서 돌린지 한 달도 안 됐지만! 경력도 뭣도 전무하지만! 본격적인 일이 안 들어온다고 초조해하는 나! 너무 앞서나간 게 틀림없죠!

너를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놓고 일 생기면 연락줄게~^^ 한 영미권 회사가 두세군데 있긴 했습니다.

ㅠㅠ

6개월 존버하면... 한 가을쯤 되면 저도 나름 전문적인 번역 일을... 하고 있겠죠...?

반백수라 눈치는 눈치대로 보이고... 이 일이 잘 될까? 하는 의심스러운 마음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고...

죄송해요... 이력서 100통도 안 돌렸으면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죠... 그런데 그냥 아무데라도 말하고 싶었어요...

눈치 보이는게 가장 힘든 거 같아요... 멀쩡한 회사 때려치우고 나와서 번역 한다고 반백수 하고 있는... 뭔지 아시죠...?

그런데 저는 번역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영어가 좋아서는 아니에요... 번역에 딱히 자신 있어서도 아니고요...

그냥 저는 회사 생활이 너무너무너무너무 하기 싫고 회사로 돌아가기 너무너무너무 싫어서 번역신생아가 된 거예요...

부모님이 나름 빌딩 건물에 출퇴근한다고 (ㅋㅋ) 많이 자랑스러워하셨었는데 저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생활이라든지 갈굼 이런게 너무 힘들어서 나온 거거든요.

사무직으로서의 업무 능력도 부족했고... 사회생활... 정말 힘들었고... 상사랑 동료들한테 막말 듣는 거...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왜 회사원들이 퇴사 퇴사 입에 달고 사는지 막상 취업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도 다들 퇴사하고싶다!!! 외치면서도 잘 버티면서 사는데 왜 나는 못 버틴 거지 ㅠㅠ

나는 ㅠㅠ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 의지박약인가?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해서 능력있는 사회생활맨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그냥 저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물론 번역 일도 PM이라든지 이메일로 주고 받으면서 나름 사람이랑 일해야되는 건 맞죠 ㅠㅠ

근데 제가 커피를 타드린다든지 그사람이 저한테 욕을 한다든지 이러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적어도 ㅠㅠ

번역을 하게 되면 그래도 내 자율성이 조금은 생기겠구나. 비위를 맞춘다든지 이런 일 없이 깔끔하게 내 일만 잘하면 되는 거겠구나.

이런 생각이 저에게 희망을 주었고... 결국 여기까지 왔네요!

앞서 말했듯이 이력서 100개도 안 돌린 주제에 초조해하는  게 저 자신부터도 정말 어이가 없지만 ㅋㅋ

27살이나 먹어서 돈 나올 구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그 한국인 특유의 부담감 뭔지 아시죠?! 그게 자꾸 절 괴롭히네요.

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제 정병만 도질 것 같고 (...) 길게 봐서 올해 안에는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일념으로 이력서를 돌리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두서가 없죠? 이런 주저리를 포럼에 띡 올려도 되나 모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한텐 말하고 싶었어요 ㅠㅠ

저도 번역으로 먹고 살 수 있게 된다면 좋겠네요.

저에게는 번역 일이 마지막 보루나 마찬가지라서 ㅋㅋㅋ 제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여기 계신 번역가 여러분도 저랑 같은 고민을 하시면서 존버를 하셨겠죠?

존버는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오늘을 버텨내려고 합니다.

 

진짜 엄청 두서 없는 글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력서 돌리다가 푸념 좀 해봤어요...
번역가 앨리스 앨리스 · 2021-03-07 17:59 · 조회 1504
전체 8

  • 2021-03-08 22:29

    (고시 8수생 고시둥절)


  • 2021-03-08 11:58

    저도 이력서 돌릴 때 너무너무 초조하고 잘 될까...? 싶고 괜히 우울감에 하루를 날리면 다음날에 하루 날렸다고 자책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서 댓글 달아봐요. 앨리스님 임윤님 말씀대로 딱 천개만 돌려보세요. 어느 순간부터 일이 너무 많아서 하기 싫은 순간도 올 거에요. 그리고 한국이 나이에 민감한 사회라 그렇지, 27쨜이면 정말 애기입니다..너무너무 솜털이 보송보송한 애기에요!! 너무 걱정 마세요!


  • 2021-03-08 04:23

    80년대 출생자들 가운데서도 백수가 숱하게 많습니다. 일부러라도 느긋하게 대처하세요. 이 말을 들려주고 싶군요. Festina lente!(천천히 서둘러라!)


  • 2021-03-08 12:04

    무슨 심정이신지 정말정말 잘 이해되지만 27살을 적지 않은 나이라고 하시면 여기서 공감 못 받으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모두 창창하니 힘냅시다 ^_^!!


  • 2021-03-08 15:06

    27살...저에게 27살로 돌아갈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인생 알차게 살아보겠습니다. 아직 인생 시작도 안했어요 무슨 ㅎㅎㅎㅎ 그러니 걱정마시고 진행해보시는거에요~ 화이팅


  • 2021-03-08 12:20

    어디에다라도 말하고 싶을 때 활용하시라고 포럼이 있는 거 같아요! 잘 일하고 있는 사람도 문득 문득 두려워지곤 하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화이팅이여요~!


    • 2021-03-08 21:37

      ㅎㅎ 문득 문득 두려워집니다.


  • 2021-03-09 14:23

    따뜻한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ㅠㅠ!!! 열심히 이력서돌리며 존버할게요!!